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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기고/인터뷰
제목 한국국제협력단 제12대 이사장 취임사
작성일 2017-11-29
첨부파일

 

 

한국국제협력단 제12대 이사장 취임사

 

 

 

1. 들어가는 말 - 변화와 혁신의 촛불을 들자!

 

존경하는 코이카 임직원 여러분!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땀 흘리고 계시는 해외 사무소 직원 여러분과 월드프렌즈

봉사단원 여러분!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파트너 관계자 여러분!

 

창립 30년을 바라보고 있는 코이카의 제 12대 이사장으로서 국제개발협력의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 시작하게 된 것을 무한히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나의 촛불이라도 켜는 것이, 어둡다고 불평하기보다 낫다"

(“It's better to light a single candle than to complain of the darkness.”)

 

 

1960년 세계 최빈국인 한국을 방문했던 펄벅 여사가 남긴 말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1년 전 우리 시민들이 한 촛불을 들고 모여서, 거대한 촛불의 바다를 만들었고, 드디어 국민 주권시대를 열어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위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어둠에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불평만 하지 않고, 한 촛불을 들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촛불 정신은 각자의 삶, 각자의 일터에서부터 변화와 혁신의 주인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기본으로 돌아가자-원칙과 철학을 분명히 세우자! (Back-to-Basics)

 

 존경하는 코이카 가족 여러분,

 

2017년 오늘 코이카는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 다중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작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된 코리아 에이드 사건을 계기로 국민적 지지와 신뢰가 추락했습니다. 이어지는 기관 내부의 각종 도덕적 해이 때문에 현장의 봉사자는 물론이고 임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습니다. 신임 이사장으로서 제 마음도 아프고 무겁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입니다. 촛불 시민들은 "나라다운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희망했습니다. 모든 부문에서 오래된 폐해를 극복하고, 새 땅을 일구듯이 혁신을 요구받는 이 시기에, 코이카 가족들 모두도 혁신의 주체가 되어, 국제개발협력의 새 장을 열어가야 할 것입니다.

 

 

“혁신을 위해서 무엇부터 할 것인가?”

 

 

저는 “국제개발협력의 기본정신과 기본원칙으로 돌아가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도주의 정신에 기초한 빈곤감소,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한 인류 공동번영과 지구촌 평화 증진에 기여하는 기본정신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ODA사업은 기본에 가장 충실할 때, 그 빛을 발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ODA 사업은 원칙과 철학이 없다”는 비판의 글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코이카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원칙과 철학을 분명히 세워 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앞으로 코이카 사업을 통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구촌 책임있는 세계시민으로서 더 큰 시각을 가지고 인간 존엄성과 평화가 지켜지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수 있는 지구촌 상생 공동체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코이카 가족 여러분!

코이카는 사업 수행의 원칙으로서 파리선언과 부산글로벌파트너쉽에서 제시한 원조의 일치와 조화, 개발도상국의 주인의식, 포용적인 개발파트너쉽, 투명성과 상호책무성 증진을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협력대상국과 함께 목표를 세우고, 그들과 동등한 파트너로서 서로 배우고 상생 발전해 나가는 협력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력대상국의 정부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과 시민이 함께 ODA사업의 주체가 되고 발전하도록 노력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경험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하거나 시혜를 베푸는 자세를 특히 경계해야 합니다. 국제개발협력은 지구촌 빈곤과 불평등 현장의 이웃들과 우리가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하는 것입니다.

 

 

 

3. 대한민국 대표 무상원조 전문기관으로서 코이카 위상과 역할을

다시금 세워나가자!

 

 존경하는 코이카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발전에 많은 격려와 참여를 보여주시는 시민단체, 학계, 민간기업 여러분!

그리고 국회와 정부의 여러분!

 

우리나라가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한 2010년 이후, ODA 예산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물론 애초에 약속한 GNI 대비 0.25% 목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0.14% 이지만 2017년 유상-무상원조를 합친 ODA 총예산인 2조 6,359억 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우리는 국민 세금으로 사용하는 이 예산을 투명하고 효과적이며 책임있게 집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ODA사업은 30년 가까이 원조의 중복, 사업간 연계성과 사후관리 부족 등 심각하게 분절화된 사업수행체계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차례에 걸친 감사원 정책감사 지적이 거의 개선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가장 심각하게 지적하고 있는 문제가 바로 원조의 분절화 문제입니다.

 

무려 42개 정부기관들이 1200여개 ODA사업에 참여하여 무상원조 예산의 절반 가까운 46%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대표 무상원조 전문기관으로 설립된 코이카는 그 중 54% 집행에 그쳐 자칫 42개 ODA사업 실행 정부기관의 하나로서 위상과 기능이 추락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신임 코이카 이사장으로서 저는 이 문제는 빠른 시간 안에 개선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정책혁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단지 코이카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무상원조의 통합적 운영 체계 구축과 연계성 강화, 나아가 유무상간 전략적 협업 체계 강화를 통한 우리나라 ODA의 효과성, 투명성, 책무성, 체계성을 높이는 일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부 각 부처의 전문성과 ODA사업 참여 욕구를 충분히 존중하면서도 코이카가 체계적 통합적 무상원조의 플랫폼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자체 역량강화와 함께 정책조정과 제도정비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 코이카 정책혁신과 경영혁신 방향

 

 사랑하는 코이카 가족 여러분!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 비전은 '평화, 민주주의 및 인권'을 핵심가치로 삼고, '국민외교, 공공외교, 협력외교' 전략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조성하고, 책임있는 글로벌 중견국가로서 안보와 분쟁, 인권, 기후변화, 불평등 등 지구적 위기와 도전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보다 평등하고 민주적이며 평화로운 동북아시아와 글로벌 공동체 건설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코이카도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외교 ODA, 지구촌 이웃의 마음을 얻어가는 공공외교 ODA, 개도국의 SDGs 이행을 지원하는 협력외교 ODA 등 신 정부 외교비전과 부합하면서 동시에 변화된 대내외 정책환경을 반영하고 국제적 보편적 원칙과 기준을 준수하여 SDGs 이행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원칙있는 ODA사업을 실행해 나가야 합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코이카 정책혁신과 경영혁신 방향에 관한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 (Back-to-Basics, 혁신로드맵)

국제개발협력의 보편적 국제원칙과 가치, 기준과 규범에 충실한 코이카 사업이 되고 있는지, 이를 가능케 하는 조직운영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여 코이카 정책방향과 조직운영 혁신경로를 동시에 설계해 나갑시다.

 

 

둘째; (투명성과 소통, 국정농단 재발방지 시스템 구축)

ODA사업의 기획에서 수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여나가는 소통 노력을 강화합시다.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정보 공개를 강화하여 투명성을 높여 갑시다. 시민사회-기업-연구자-국회-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하여 국민의 이해와 참여를 증진시키고 잃어버린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다시 회복합시다. 그리하여 ODA사업을 정치적 사적 수단화시키는 부적절한 개입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합시다.

 

 

셋째; (민관협업과 파트너쉽, 시민사회 역량강화)

시민사회와 대학, 기업과 연구기관 등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견인하기 위한 협업체계, 건강한 정책소통과 민-관-산-학 파트너쉽을 더욱 공고히 구축해 갑시다. 사업 전 과정에 걸친 민간 전문가 참여와 민관협력사업 강화 못지않게 국제사회 요구에 부응하는 인도적 지원 규모의 지속적 확대와 시민사회 역량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넷째; (글로벌 파트너쉽 강화)

OECD DAC 동료검토 결과에 따른 사업체계의 내실화 과제 사례처럼 다양한 국제기구 및 선진공여기관과 신흥공여기관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여야 합니다. SDGs 책임있는 이행과 제반 국제적 기준과 규범을 준수하는 원칙있는 ODA를 실현하기 위하여서도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쉽을 강화하고 글로벌 개발의제와 정책연구, 정책소통에 참여하는 일은 갈수록 그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음을 인식합시다.

 

 

다섯째; (국민참여 확대 및 청년 일자리 기회 창출)

일자리 창출이 ODA사업의 목적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는 역대 최고의 청년실업시대 아픔을 외면하여서도 안됩니다. 이에 코이카도 ‘양질의 글로벌 청년 일자리’ 기회를 창출하는 일에 함께 나서야 합니다.

시민사회-민간기업-대학교-연구기관-국제기구 등과의 협업을 통한 다양한 글로벌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 상상력을 구체화시켜야 합니다. 민간기업-중소기업-사회적기업과의 협업과 아젠더 융복합을 통한 청년 취업과 청년 창업 기회를 늘려 나갑시다. 시민사회와 대학교, 개발NGO와 협력 강화를 통한 민간부문 사회적 일자리 기회도 늘려 갑시다. 기존의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재검토하여 확장해 나갑시다. 글로벌 청년 일자리 창출과제와 글로벌 청년 역량강화과제도 연계하여 사업을 구상합시다.

 

 

여섯째; (평화, 민주주의, 인권, 성평등 핵심가치 구현 ODA)

SDGs 이행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원칙있는 개발협력 플랫폼인 코이카는 사업추진 핵심원칙을 개도국의 SDGs 이행을 지원하는 데 두어야 합니다. 기획과정에서 성과지표에 이르기까지 SDGs와의 정책적 연계성과 정합성을 검토합시다.

 

우리의 비교 우위 분야인 교육(SDG 4), 보건의료(SDG 3), 물과 위생(SDG 6), 기아와 농업(SDG 2) 분야에 대한 전략적 지원에 집중합시다.

 

특히 SDG 16번 목표 관련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의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ODA사업을 개발하고 이행합시다. 국제사회가 대한민국 발전을 평가하는 것은 경제성장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의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우리가 SDG 16번 목표 관련 ODA사업을 모범적으로 만들어 갈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SDG 5번 목표 관련 성평등 관점이 국제개발협력사업 전 분야에서 관철되도록 노력합시다. 지난 2011년부터 코이카는 성평등 목표전략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해 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코이카 성평등 목표 지원전략을 SDGs와 연계하여 더욱 심화시켜 나갑시다.

 

 

일곱째; (윤리성 투명성 제고와 경영혁신)

최근 일련의 사건?사고 발생으로 코이카에 대한 외부 비판이 고조되고 국민적 신뢰는 저하되어 이는 ODA사업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동시에 늘어난 사업규모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력부족문제, 하위직 청년 직원의 높은 이직률 문제 등 산적한 현안과제들도 큰 부담입니다.

 

조직 내부의 대화와 소통채널 확대를 통하여 조직혁신의 자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조직 업무 프로세스 혁신과 윤리성?투명성 제고 및 조직 신뢰 강화방안을 함께 세워 갑시다. 직원 한 명 한 명의 ‘사람이 우선’인 인권경영과 경영 혁신과제를 연계시켜 갑시다.

 

조직역량 중심의 인사체계를 재정립하고 고객중심의 미래지향적 조직혁신 방안을 수립하며 조직의 개방성을 확대하고 현장중심의 사업수행역량과 정책역량, 전문성을 강화하는 경영혁신의 대장정에 여러분 모두의 소통과 동참을 호소합니다.

 

 

 

5. 마무리 말씀

 

 사랑하는 코이카 가족 여러분!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 하나하나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일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우리 코이카 임직원 여러분들이 혁신의 주체가 되고, 공동체로서 한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코이카의 혁신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저는 제일 먼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코이카를 혁신하고 코이카를 도약시키는 데, 저의 모든 열정을 바치겠습니다.

 

또다시 촛불 이야기로 취임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1년 전 광장에 모인 촛불 시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이 모여 얼마나 아름다운 방식으로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보았습니다.

 

발언하는 사람, 모금하는 사람, 촛불을 나누어주는 사람,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춤추는 사람, 그냥 조용히 참여하는 사람....

 

지금은 유능함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리더가 아니라, 함께 행복을 만드는 사람이 리더가 되는 사회를 향해가야 합니다. 혼자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소통과 융합과 팀웍을 잘 하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 모두가 코이카 혁신의 주인공이 됩시다.

감사합니다.

 

 

 

2017. 11. 29.

한국국제협력단 제12대 이사장 이 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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