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실마리를 발견하다 '가나 볼타지역 모자보건 개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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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실마리를 발견하다

가나 볼타지역 모자보건 개선사업

 



2017년 유니세프(UNICEF)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WB)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 해에 약 560만 명의 5세 미만 아동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조기출산에 의한 합병증이며, 폐렴, 설사, 말라리아 등 전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여전히 주요한 비율을 차지하였다. 아울러 영양실조가 아동사망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간접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동사망의 분포는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5세 미만 아동 사망의 절반 이상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 3분의 1은 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아울러 농촌 지역의 아동 사망률이 도시보다 50% 더 높았다. 보고서는 완전모유수유를 하거나 적절한 시점에 손씻기를 하는 등, 막대한 비용투자 없이도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Community Health Management Committe 교육 후



당시 코이카(KOICA) 보건전문관으로 연구를 진행한 차승만(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소속) 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사망 아동 중 95% 이상은 81개 국가에 집중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앞서 밝혔듯이 폐렴, 설사, 말라리아 등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들로 사망하고 있다. 모성사망 역시 마찬가지다. 모성사망이란 산모가 임신 혹은 분만 전후에 이와 관련하여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아동사망과 모성사망을 줄이는 데에, 의사, 간호사, 조산사와 같은 전문 보건인력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고급의료인력’으로 분류되는 이 인력은 전 세계적으로 70만 명 이상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동과 모성사망의 절대다수는 낙후된 농촌지역에서 발생함에도, 의사, 간호사, 조산사로 대표되는 고급 의료인력들은 주로 도시에서 활동하기를 선호하며, 정부에서 낙후된 농촌 지역에 파견하는 경우에도 오래 활동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한 문제로 보고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고급의료인력을 양성하는 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의료인력의 양성만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대부분의 고급의료 인력은 도나 군 단위의 종합병원에서 난이도가 높은 중증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의료를 제공하기에도 부족하다. 하지만 아동 사망을 야기하는 폐렴, 설사, 말라리아 등의 질환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CHV 활성화 영향평가 및 과정평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된 것이 바로 ‘마을 자원봉사자(Community Health Volunteer, CHV) 제도’다. 마을 주민들 중 일부를 선정하여, 수 주에서 수 개월 간 필수적인 기초보건교육을 이수케 한 후, 이들이 마을 주민들의 건강문제를 우선적으로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자들에게 말라리아를 검사할 수 있는 신속진단키트를 제공하여, 주민들 특히 아이들이 고열이 발생하면 말라리아 여부를 신속히 진단하고 보건소(보건지소)에 가서 추가 진단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다.



모자보건인력 역량 강화



논란은 컸다. 아동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라는 의견과, 의료의 질을 낮출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동사망의 심각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아프리카 가나 정부는 코이카와 함께 큰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우선 아동 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마을 자원봉사자 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하여 이 제도의 효과 여부를 평가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과학적인 평가방법을 적용했다. 그렇게 코이카는 2013년부터 가나 보건청과 함께 가나 볼타지역 모자보건 개선사업의 지원을 시작했다.



주민인식개선



먼저, 주민들 중 읽고 쓸 수 있는 역량이 되며 자원봉사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자원봉사자로 선발했다. 이들과 함께 자원봉사자 한 명당 40가구를 배정해 가정 방문을 하도록 하는 ‘마을 자원봉사자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을 운영했다. 5세 미만 아동이 고열이 나면 자원봉사자가 신속진단키트로 말라리아 여부를 검사하고, 양성 반응 시 보건소로 연계하여 보건소에서 재확인한 뒤 약물 등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최소 한 달에 한 번 가정방문을 통해 질병 예방과 대처 방법 등이 담긴 보건위생 관련 ‘10가지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며 교육하도록 했다. 손 씻기, 모유수유, 모기장 설치하고 잠자기 등 매우 기본적인 보건 위생 행태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간단하지만 해당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핵심이 되는 내용들이었다.


이 외에도 보건소에 의약품이나 기자재를 공급해 지역보건소의 역량을 강화하고, 모자보건인력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고급 의료인력으로 분류되는 조산사 양성을 위해 조산사양성학교를 설립하고, 조산사양성과정을 개설했다.





해당 사업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가져왔다. 영향평가 결과 마을 자원봉사자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은 대조군 대비 자원봉사자 활동지역 마을 주민들의 손 씻기 비율은 39%,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는 살충처리 모기장 사용비율은 6%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험군에서 5세 미만 아동의 설사 유병률이 17.8%에서 7.1%로 대폭 감소되었다.
특히 자원봉사자가 마을 내 5세 미만 아동 보유 가구의 70% 이상을 방문하고, 가구 당 평균 30분 이상 머물며 상담한 경우, 대조군과 대비하여 설사 발생률은 77%, 말라리아 발생률은 31% 낮았다.



(위) CHV 활성화 영향평가 및 과정평가, (아래) CHPS 환경 개선



코이카에서 진행한 이번 사업은 단순히 개도국에서 보건의료 활동을 진행한 것에서 나아가 과학적으로 해당 사업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도록 연구 설계를 하고, 도출된 연구 데이터를 분석하여 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에 더욱 큰 의의가 있다. 발표된 연구 결과는 프로젝트의 의미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정책적인 제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 평가는 비숙련 보건인력이 아동의 건강에 미치는 예방적 효과를 과학적 방법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문 보건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개발도상국 내에 막대한 비용투자 없이 아동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데에 큰 의의가 있다. 보건인력자원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지역사회 기반의 비숙련 보건인력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수혜자의 보건행태 개선에 효과적임을 확인한 영향평가 결과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결과는 국제 저널 <Plos Medicine>에도 소개된 바 있으며, 이는 향후 국제사회에서 유사 사업 기획 시 주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5세 이전에 사망하는 아동의 약 95% 이상이 81개 국가에 집중되어 있고, 이들이 사망하는 대표적인 질환들은 아주 기초적인 보건위생행태의 실현, 그리고 간단한 진단과 처방으로도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티 없이 맑은 미소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 전 세계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 그 생명을 살리기 위한 커다란 발걸음이 아프리카 가나에서 지금 시작되고 있다.





가나 볼타지역 모자보건 개선사업 영향평가 결과

인포그래픽으로 "한눈에" 보러가기

http://www.koica.go.kr/koica_kr/999/subview.do?enc=Zm5jdDF8QEB8JTJGd2Viem4lMkZrb2ljYV9rciUyRjEzMCUyRndlYnpuQXJ0aWNsVmlldy5kbyUzRmdyb3VwU24lM0Q4JTI2ZmluZFdvcmQlM0QlMjZwYWdlJTNEMSUyNg%3D%3D


글 남지연 ∥ 사진 코이카 ∥ 감수 차승만